돌산 유자, 겨울 여수를 노랗게 물들이는 향긋한 보물이여
안녕하세요, 여수 사람들! 나 수달이에요. 오늘은 여수 하면 빠질 수 없는 특산물 하나를 데리고 왔어요. 바로 돌산 유자인데요,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맘때가 되면 여수 곳곳에서 노랗게 잘 익은 유자를 만나게 되거든요. 시장 골목을 지나가다가도, 동네 어귀를 걷다가도 문득 향긋한 냄새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계절이에요. 향긋한 이 녀석에 대해 오늘 조곤조곤 이야기 나눠볼게요.
돌산도가 키운 향
돌산 유자는 이름 그대로 여수 돌산도 지역에서 나는 유자를 말해요. 다른 지역 유자보다 향이 진하고 껍질이 두꺼운 편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껍질째 활용하기에도 좋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듣게 되더라고요. 손으로 살짝 만져만 봐도 껍질이 도톰한 게 느껴질 정도예요. 정확히 언제부터 돌산에서 유자를 키우기 시작했는지, 또 해마다 얼마나 많은 양이 나는지는 저도 명확한 숫자로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러워요. 다만 돌산도의 따뜻한 해풍과 넉넉한 볕이 유자 향을 한층 더 진하게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는 지역 안에서 꾸준히 전해지고 있어요. 바다를 낀 섬 지형이 유자한테는 꽤 좋은 환경이 되어주는 셈이죠. 섬을 한 바퀴 도는 길가에 심어진 유자나무를 보다 보면, 이 작은 열매 하나에 여수의 바람과 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말이 그냥 나온 얘기는 아니겠구나 싶어져요. 유자 알갱이가 큼지막하고 묵직한 것도, 사람들이 돌산 유자를 유독 눈여겨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이맘때쯤 여수 시장이나 마을 어귀를 지나다 보면 노랗게 잘 익은 유자가 소쿠리째 쌓여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향긋한 냄새가 먼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면, 아 겨울이 왔구나 싶어지더라고요. 정확한 수확 시기는 해마다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그 점은 참고해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이 향을 맡을 때마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걸 실감하게 되는데, 여수 사람들한테는 이게 나름의 계절 알람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노란 유자가 골목 곳곳에 쌓이는 풍경 자체가, 저한테는 여수에서만 볼 수 있는 겨울 인사 같기도 해요.
향으로 먼저 만나는 유자
돌산 유자는 생과일로 그냥 먹기보다는 유자차나 유자청으로 가공해서 즐기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알려져 있어요. 두꺼운 껍질을 얇게 채 썰어 설탕이나 꿀에 재워두면 은은한 향이 오래도록 우러난다고 하더라고요. 신맛이 강한 편이라 그냥 먹기보다는 이렇게 가공해서 즐기는 방식이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껍질과 과육을 함께 켜켜이 재워두는 그 손길 하나하나에, 겨울을 나는 지혜가 담겨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희 집에서도 겨울이면 유자청 한 병 정도는 꼭 챙겨두는 편이에요. 따뜻한 물에 한 숟갈 타서 마시면 그 향 하나만으로도 마음까지 노곤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물론 집집마다, 가게마다 만드는 방식이나 배합 비율은 조금씩 다르다고 하니 이건 그냥 참고 정도로만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유자청을 만들 때 퍼지는 향은 정말 유별나요. 집 안 가득 상큼하면서도 은은한 냄새가 번지는데, 그 냄새 하나만으로도 돌산 유자를 왜 여수의 겨울 특산물이라고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손에 남은 향이 며칠은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창문을 열어두고 유자를 손질하다 보면 동네 전체에 향이 퍼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어요. 이런 향 하나 때문에라도 겨울철 여수에 들르신다면 돌산 유자를 꼭 한 번 만나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선물로 주고받기에도 부담 없이 좋다는 이야기를 이웃들한테서 종종 듣기도 해요.
두꺼운 껍질 속에, 겨울 한 철의 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더라고요.
— 🦦 수달비타민C와 함께, 과장은 조금 빼고
유자는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아서, 감기 기운이 있거나 몸이 으슬으슬할 때 유자차를 찾는 분들도 꽤 계세요. 다만 이걸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이야기하기는 조심스러워요. 어디까지나 향긋하게 즐기면서 비타민도 함께 챙길 수 있는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니 너무 큰 효능을 기대하기보다는, 겨울철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차 한 잔으로 편하게 즐기시는 걸 추천드려요. 몸이 노곤한 날, 이불 속에서 마시는 유자차 한 잔이 주는 위로는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뜨거운 물에 유자청을 타서 호호 불어가며 마시는 그 시간 자체가, 어쩌면 비타민보다 더 큰 위로가 되어줄지도 몰라요. 다만 가격은 매장과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해보시는 게 좋아요. 겨울 여수를 여행하다가 향긋한 냄새에 이끌려 걸음을 멈추게 된다면, 아마 그 근처 어딘가에서 돌산 유자를 만지고 있을 확률이 높아요. 여수에 오시는 계절이 겨울이라면, 이 향 하나만큼은 꼭 기억하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수달의 팁 · 돌산 유자 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겨울철 여수 재래시장에 들러 유자청 담그는 모습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아요.